수요와 공급의 법칙: 왜 배춧값은 매년 폭등과 폭락을 반복할까?

 

 시장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두 손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는 시장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움직인다고 했습니다. 식품 시장에서 이 손은 바로 수요(사려는 마음)와 공급(팔려는 양)입니다.

이론적으로는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물건의 양이 딱 맞아떨어지는 지점에서 '균형 가격'이 형성됩니다. 하지만 현실의 밥상 물가는 이 균형을 찾기가 참 어렵습니다. 특히 배추처럼 날씨에 예민하고 저장 기간이 짧은 농산물은 수요와 공급의 균형추가 아주 쉽게 무너집니다.

왜 배춧값은 중간이 없을까? (거미집 이론의 비밀)

혹시 이런 패턴 보신 적 있나요? 올해 배춧값이 폭등해서 농민들이 너도나도 배추를 심었더니, 이듬해에는 배추가 남아돌아 밭을 갈아엎는 슬픈 뉴스 말이죠.

이것을 경제학에서는 '거미집 이론'이라고 부릅니다. 공산품은 수요가 늘면 공장을 바로 돌려 공급을 늘릴 수 있지만, 농산물은 심고 수확하기까지 수개월의 '시차'가 발생합니다.

  1. 올해 가격 폭등 → 2) 내년 공급 과잉 기대 → 3) 실제 공급 폭증 → 4) 가격 폭락 → 5) 내후년 재배 포기 → 6) 다시 가격 폭등.

이 사이클이 반복되면서 배추는 '금배추'와 '기부 배추' 사이를 오가게 됩니다. 공급자가 현재의 가격만 보고 미래의 생산량을 결정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경제적 불일치 현상이죠. 제가 예전에 시골 어르신들께 "올해 배추 비싸니 내년엔 배추 농사 대박 나시겠어요"라고 말씀드렸다가, "다들 그렇게 생각해서 심으니 내년엔 똥값 될 거다"라는 뼈 있는 대답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분들은 이미 몸소 경제학을 실천하고 계셨던 거죠.

수요의 비탄력성: 비싸도 먹어야 하는 우리네 사정

배춧값이 무서운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수요의 비탄력성' 때문입니다. 명품 가방은 가격이 오르면 "안 사고 말지"라고 할 수 있지만(탄력적 수요), 김장철 배추는 가격이 올라도 일정량 이상은 반드시 사야 합니다(비탄력적 수요).

한국인에게 김치는 대체 불가능한 필수재에 가깝기 때문에, 공급이 조금만 줄어도 가격이 무섭게 치솟는 특징이 있습니다. 공급은 날씨에 따라 '널뛰기'를 하는데, 사려는 사람은 가격이 비싸도 쉽게 포기하지 못하니 시장 가격이 극단적으로 형성되는 것이죠.

스마트한 소비자를 위한 시장 관찰 체크리스트

변동성이 큰 식품 시장에서 휘둘리지 않으려면 우리는 어떤 눈을 가져야 할까요?

  • [ ] 기상 이변 뉴스에 주목하기: 폭염이나 장마 소식은 2~4주 뒤 채소 가격의 '공급 쇼크'를 예고하는 신호입니다.

  • [ ] 대체재의 가격 흐름 파악: 배춧값이 너무 비싸다면 무나 오이, 혹은 가공된 포장김치 시장의 가격을 비교해 보세요. 때로는 완제품이 더 싼 기현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 [ ] 수확 시기 파악: 제철 과일이나 채소는 공급이 집중되는 시기에 가장 저렴합니다. '철없는' 식재료를 찾는 것은 경제적으로 큰 비용을 지불하는 행위입니다.

  • [ ] 정부의 수급 조절 물량 확인: 물가가 너무 오르면 정부에서 비축 물량을 풉니다. 이때 대형 마트의 행사 정보를 확인하면 시장 가격보다 훨씬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이해한다고 해서 당장 배춧값을 낮출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왜 이렇게 비싸?"라는 막연한 짜증 대신, "지금은 공급 쇼크 시기이니 잠시 소비를 줄이거나 대체재를 찾아야겠다"는 전략적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식품자원경제학이 우리에게 주는 지혜입니다.


3편 핵심 요약

  • 식품 가격은 수요(구매 의사)와 공급(생산량)의 상호작용으로 결정된다.

  • 농산물은 생산 시차 때문에 가격 폭등과 폭락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거미집 현상'이 나타난다.

  • 배추와 같은 필수 식재료는 가격이 올라도 수요가 급격히 줄지 않는 '비탄력적' 특성이 있어 가격 변동폭이 더 크다.

다음 편 예고

다음 글에서는 '가성비 vs 가심비'를 주제로, 소비자의 심리가 식품 가격과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왜 우리는 뻔히 비싼 줄 알면서도 특정 브랜드의 식재료를 고집하는 걸까요?

질문 하나 드릴게요! 여러분은 배춧값이 너무 비쌀 때, 김치를 직접 담그는 대신 어떤 대안을 선택하시나요? (예: 포장김치 구매, 다른 반찬으로 대체 등) 여러분만의 노하우를 공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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