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도 유통기한이 1년이라는데, 천천히 마셔도 되겠죠?" 마트에서 파는 원두 봉투 뒷면을 보면 보통 유통기한이 1년에서 2년으로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스페셜티 커피의 세계에서 이 숫자는 '먹어도 죽지 않는 기간'일 뿐, '맛있는 기간'과는 거리가 멉니다. 저 또한 초보 시절, 대용량 원두가 싸다는 이유로 1kg씩 사다 놓고 한 달 뒤에 "왜 향이 다 사라졌지?" 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던 적이 있습니다. 커피는 볶는 순간부터 산소와 싸우기 시작하는 '신선식품'입니다. 1. 커피 향을 훔쳐가는 4대 악당 커피의 적은 명확합니다. 이 네 가지만 차단해도 커피의 수명은 배로 늘어납니다. 산소: 가장 무서운 적입니다. 원두의 지방 성분이 산소와 만나면 '산패'가 진행되며 찌든 냄새가 나기 시작합니다. 습도: 원두는 주변의 습기를 빨아들이는 성질이 강합니다. 습기를 머금은 원두는 추출이 제대로 되지 않고 곰팡이가 생길 위험도 있습니다. 빛: 직사광선과 자외선은 원두 내부의 유기 화합물을 파괴합니다. 투명한 유리병에 담아 햇볕이 잘 드는 창가에 두는 것은 "내 커피를 빨리 망쳐달라"는 것과 같습니다. 온도: 온도가 높을수록 화학 반응이 빨라집니다. 주방 가스레인지 옆이나 전자레인지 위처럼 열기가 있는 곳은 피해야 합니다. 2. 냉장고 보관, 정답일까 오답일까? 많은 분이 신선도를 위해 원두를 냉장고에 넣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최악의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냄새 흡수: 커피 가루는 천연 탈취제입니다. 밀봉이 완벽하지 않으면 여러분의 원두에서는 김치 냄새나 마늘 향이 섞인 'K-커피'의 맛이 나게 될 겁니다. 결로 현상: 차가운 냉장고에서 원두를 꺼내는 순간, 온도 차로 인해 원두 표면에 물방울이 맺힙니다. 이 습기는 원두 속으로 스며들어 향미를 순식간에 파괴합니다. 3. 가장 완벽한 보관 용기와 장소 아로마...